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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0.02.03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캐나다 레인저 소총, 리엔필드

대한민국 남자라면 군대에 가야하고, 또한 전역 후에도 일정 기간 동안은 예비군 훈련에 의무적으로 참석해야 합니다.



한편 캐나다에는 정규군과는 별도로 예비군 아래에 편제되어 있는 '캐나다 레인저(Canadian Rangers)'라는 조직이 있습니다. 캐나다 레인저는 '북극 레인저(Arctic Rangers)'라는 멋진 이름으로 부르기도 합니다. 캐나다 레인저 기념 촬영 사진 중에는 해리 왕자의 모습도 볼 수 있는데요. 해리 왕자가 레인저의 명예 대원이라고 하네요.



이 북극 레인저가 처음 결성된 해는 1942년이었습니다. 그들의 역할은 북극과 인접된 지역에 넓게 분포되어 거주하고 있는 소규모 주민들을 보호하고, 그 주변 구역들을 정찰하는 것이 주된 임무입니다. 그리고 추운 지역에서 정규군이 동계 생존 훈련을 실시할 때, 함께 참여하여 지원하는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캐나다 레인저의 역사는 제2차 세계대전 시절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일본군이 캐나다 서부 해안에 상륙하는 것을 대비하여 만들어졌던 민병대가 있었는데요. 이 조직이 캐나다 레인저의 시초라고 할 수 있으며, 그 오랜 역사만큼이나 오래된 제식 소총인 리엔필드 No.4를 사용했었습니다.



영국군 역시 리엔필드를 기반으로 한 L42A1 총을 포클랜드 전쟁때까지 사용했었으며, 탄의 규격은 7.62×51mm이었습니다. 하지만 북극이라는 험난한 환경을 감안하면 북극곰 및 늑대와 같은 야생의 맹수들과 맞서야하기 때문에 보다 큰 303 브리티시탄을 사용하는 튼튼한 볼트액션 소총이 필요했을 것입니다.

리엔필드 소총은 제1차 세계대전에서 그전까지 사용하였던 무시무시한 캐나다의 로스 소총을 대체하였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부품은 점점 더 노후화되고, 사용하는 탄약도 구하기가 힘들어졌기 때문에 또 다른 소총으로 대체된다는 소문이 있었죠. 그리고 결국 리엔필드를 대체하게 되는 소총이 무엇인지 당시 프로젝트 담당이었던 콜트 캐나다가 발표하였습니다.



영국의 SAS나 덴마크 군대에서도 많이 사용하고 있는 캐나다 버전의 AR-15 소총들인 C8 및 C7를 설계한 경험이 있는 콜트 캐나다는 캐나다에 버금가게 날씨가 추운 핀란드 사코사의 T3 CTR 소총의 라이센스를 받아 생산하게 됩니다. 사실 캐나다 레인저용 소총 역시 5.56mm를 사용하는 AR 기반의 소총일 것이라는 소문이 있었습니다.



아래 사진은 Tikka T3 CTR 소총의 모습입니다.



그리고 이것은 위 소총을 기반으로 제작되어진 캐나다 레인저용 T3 CTR로서, 민수용 총을 군대용으로 채택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2개 10발들이 착탈식 탄창 및 가늠좌, 가늠쇠가 고정된 상태로 지급이 됩니다. 물론 케이스 내부에 들어 있는 청소 도구 물품들도 포함된 것입니다.



북극 부근의 해안 지방은 소금기가 많은 바람이 불고 습도가 높습니다. 또한 온도가 높을 때는 섭씨 30도까지도 올라가며, 반대로 온도가 낮을 때는 영하 50도까지 내려가기 때문에 총기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기계에게도 매우 가혹한 환경입니다. 하지만 매우 튼튼한 핀란드산 무기이기 때문에 그러한 악조건 하에서도 잘 버텨줄 것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미 120여 정이 넘는 소총들이 핀란드에서 들어왔으며 벌써 캐나다 레인저 부대원들이 테스트를 시작했습니다. 향후 추가적으로 소총이 더 수입되고 바렐, 볼트, 그리고 리시버와 같은 부품들은 캐나다에서 제작하여 사용할 예정입니다.

민수용 제품이 기존 버전과 달라진 점은 볼트 및 트리거 가드가 더 확대되었기 때문에 장갑을 착용한 상태에서도 사용할 수 있으며, 안전장치 또한 개량되었다는 점입니다. 물론 북극 레인저의 문양이 찍혀있다는 점도 차이점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이 소총에 사용되는 탄약은 308 윈체스터입니다.



캐나다 레인저 소총에 대한 현황을 살펴보다 보니 덴마크 북극 경비대의 소총 또한 궁금해집니다. 왜냐하면 덴마크 북극 경비대 역시 오래된 미국 스프링필드 소총 및 10mm 탄환을 사용하는 글록 20이기 때문입니다. 아마 덴마크 북극 경비대도 무슨 움직임이 있지 않을까 추측해 봅니다.



140여 년 가깝게 활약했던 리엔필드가 드디어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인 바램으로는 캐나다 레인저 부대원들이 사용하던 기존의 리엔필드 소총이 시장에 좀 풀려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Posted by 밀떡꿀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