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 대우조선은 국방부와 잠수함 건조 계약을 맺었습니다. 2년 뒤인 1989년 이천함을 건조하여 1994년 4월 해군에게 인도하였습니다. 기간으로 살펴보면 첫 건조부터 시운전을 통한 성능을 확인하기까지 54개월이라는 시간이 걸렸습니다.



이것을 해외의 사례와 비교해보면 실로 엄청난 기록입니다. 이와 비슷한 U 209급을 건조하여 인도하기까지의 기간은 브라질의 경우 100개월, 인도는 92개월이 걸렸기 때문입니다.



1993년 잠수함 전용 설비 시설이 최종적으로 완공되었는데요. 이때 설비 투자 금액은 약 1,000억원이었습니다. 3호 최무선함부터는 국산화 비율이 약 30%로 증가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이는 기술 축적을 앞당기면서 면허 생산에 들어간 비용까지 계산한 수치입니다. 이후 9호 이억기함 때는 35%로 더 증가하였습니다.



1999년 8월에 대우조선 수중설계팀은 잠수함 기본 설계 시스템을 완성하였습니다. 잠수함 설계 기술은 여러 선진국에서 철저하게 통제하고 있는 기술입니다. 하지만 수중설계팀은 장보고함 건조 시에 들여온 기술을 철저히 분석하고 이를 역설계하여 2년 넘게 시간을 투자하였습니다.



그리하여 잠수함 형상뿐만 아니라 디젤 발전기와 배터리, 그리고 추진 전동기와 같은 장비를 배치할 수 있었으며 설계 과정에서 제작되어진 모든 자료를 관리하고 계산하는 기본 설계를 완성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일부 핵심 기술만 추가로 확보하게 되면 우리나라 한국형 잠수함에 대한 설계와 기술 수출 또한 가능한 단계에 올라선 것입니다.



잠수함 건조 시 가장 중요한 기술은 바로 경험입니다. 잠수함은 설계도를 가지고 있다고 누구나 다 만들 수 있는 것이 절대 아닙니다. 아주 오랜 시간 동안 현장에서 발생되는 일에 부딪히고 대응하며 다양한 시행착오를 경험한 후에야 얻을 수 있는 기술을 기반으로 제작하는 것입니다.



하데베 조선이 디젤 잠수함 분야에 있어서 현재 세계 최고의 수준이 된 것 역시,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U 보트에 탑승했던 수 많은 사람들의 희생이 따랐던 결과입니다.



대우조선 수중설계팀장은 자신들이 가장 중요한 경험 및 기술을 확보하고 있으며, 객관적으로 일부 중요도가 떨어지는 업무들은 국방과학연구소와 협력을 하여 일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렇듯 한국형 잠수함의 개척자들이 이제 독자적으로 잠수함을 설계할 수 있는 자리까지 올라왔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해군이 세계 2위의 전력을 가진 해상자위대에 수상함으로 경쟁하는 것은 사실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를 대응하기 위해서는 잠수함이 그 유일한 솔루션이 될 수 있습니다. 독일의 하데베 조선에서 들여온 기술을 기반으로 국내에서 건조하는 잠수함은 9전단 전력에 보다 강력한 힘을 실어줄 수 있었습니다.



지난 2018년 우리 기술로 개발한 첫 3천t급 잠수함인 도산안창호함이 그 웅장한 자태를 드러냈었습니다. 도산안창호함은 길이 83.3m, 폭 9.6m 규모의 국내 최초 중형급 잠수함입니다.



2014년부터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하기 시작하여 4년 만에 완성된 작품입니다. 잠수함 건조비용만 1조원에 육박했는데, 이는 어뢰 및 탄도미사일 등은 제외한 금액입니다.



도산안창호함의 배수량은 3320t이며, 무장 및 화물 등을 탑재한 만재배수량은 3400t에서 3500t 정도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우리 해군의 기존 잠수함은 1200t급 또는 1800t급인데, 3000t급 잠수함이 기존 잠수함과 차이가 나는 결정적인 부분은 바로 함교에 6개의 수직발사관을 갖추어 잠대지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도산안창호함은 AIP(공기불료추진체계)에 고성능 연료전지를 장착하고 있으며 연속 잠항 능력도 20여 일로 기존 해군 잠수함에 비해 크게 향상된 부분입니다. 또한 물 속에서 보다 더 먼 거리를 이동하는 것이 가능하여 해군의 잠수함 작전 수행 범위도 넓어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방위사업청 관계자는 도산안창호함은 초기 설계단계부터 민관군 협력을 통해 주요 핵심장비를 개발하고 탑재하여 전체적인 국산화 비중을 높였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잠수함의 핵심장비로서 사람의 두뇌 역할을 수행하는 전투소나 체계와 더불어 수많은 국내 자체 개발 장비가 탑재되어 있습니다.



기존의 1200t급 잠수함의 국산화 비율은 약 33%였으며 1800t급은 36%였습니다. 반면 3000t급은 76%로 두 배 이상 높아진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도산안창호함을 포함한 3000t급 잠수함인 배치-Ⅰ 3척이 2023년까지, 3600t급 잠수함은 배치-Ⅱ 3척은 2028년까지 해군에게 인도될 예정인데요. 이때 국산화 비율은 80%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Posted by 밀떡꿀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