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이 거대한 몸집의 항공모함을 실제로 본다면 그 압도적인 외모에 커다란 위압감을 느끼게 되는데요. 영원히 활동할 것 같은 이러한 항공모함도 자동차나 기차처럼 결국 언제가는 수명을 다하게 되는 기계입니다.
그럼 항공모함은 그 수명을 다하여 더이상 본래의 역할을 할 수 없게 되면 그 이후로는 어떻게 사용되게 될까요? 이 길은 항공모함마다 다 다른데요. 대부분의 항공모함은 해제 수순을 밟습니다. 커다란 덩치로 공간만 차지하고 있을 수 없기에 어쩔 수 없이 해체하는 것이지요.
하지만 일부 항공모함들은 또 다른 길을 걸어갑니다. 항공모함 입장에서는 제2의 인생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요. 어떤 항공모함은 건조된지 50년이 넘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그 모습을 그대로 볼 수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항공모함은 수명을 다하거나 더 이상 필요가 없어지면 해체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쉽게 버릴 수 있는 물건이 아니기 때문에 오랫동안 사용하고자 마음먹으면 충분히 오래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항공모함을 사용하던 한 국가에서 자국에서는 해당 항공모함을 퇴역함으로 결정지어 다른 나라에 판매하는 경우도 매우 많습니다. 특히 항공모함을 건조할 능력이나 노하우가 없는 국가들이 이러한 퇴역함을 사들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건조하는 비용 자체도 거의 천문학적인 금액이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는 국가라면 선뜻 진행하기가 힘들기 때문에 이런 은퇴 시기의 항공모함을 구입하는 것입니다.
또는 구입한 항공모함을 직접 운용하지는 않고 필요한 부품을 위해 구매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어찌되었든 이렇게 구매를 하게되면 구매한 나라에서는 기존 항공모함 이름 대신 새로운 이름을 붙여주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양쪽 국가 간에 이러한 거래 계약이 성사된다면, 이것은 상호 모두 윈윈할 수 있는 거래가 됩니다. 판매를 하는 국가 입장에서는 어차피 해체하는 것 자체도 비용이 발생되기 때문에 오히려 돈을 받고 판매하는 것이 훨씬 더 이득입니다.
구매하는 나라의 입장에서도 어차피 자체 개발은 힘들기 때문에 구매를 해야하는데, 처음부터 개발하여 건조하는 신규 항공모함에 투자하는 것보다는 다소 노후화된 항공모함이기는 하지만, 천문학적인 금액이 아닌 적절한 금액으로 영입할 수 있기 때문에 예산 내에서 큰 무리 없이 진행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물론 항공모함을 파는 국가는 항공모함에 포함된 기술 노하우 노출에 대한 우려가 어느 정도 존재하기 때문에, 그녕 아무 국가에나 막 파는 것이 아닌 동맹 관계에 있는 나라에 전달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영국은 세계대전 말기에서 전쟁이 끝난 후에도 많은 경항공모함을 급히 건조하였습니다. 이때 건조된 항공모함 대부분이 완성된지 얼마 지나지 않아 다른 나라에 매각되었습니다. 콜러서스급 항모는 프랑스에 매각되었고, 워리어 항모는 아르헨티나에 매각, 벤젠스 항모는 브라질에 매각, 베네라블 항모는 네덜란드에 매각되었습니다.
그리고 마제스틱 및 테리블급은 오스트리아로 매각되었고, 파워풀은 캐나다, 허큘리스는 인도에 매각되었습니다. 아르헨티나로 매각된 베네라블은 잉글드덱으로 개조된 뒤에 베인티시코 데 마요로 재탄생하였습니다.
베인디시코 데 마요는 포클랜드 분쟁 때까지는 현역 생활을 했습니다. 하지만 출격하지는 못했습니다. 영국은 1959년 완성된 동급의 항공모함인 허미스를 포클랜드로 출격시켰는데요. 이때 어쩌면 형제함끼리 싸우는 광경을 볼 수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이때 출격한 허비스 항공모함은 1985년에 은퇴한 항모입니다. 그런데 허미스는 1년 뒤인 1986년에 인도에 매각되었고 그 후 비라트급으로 개량되어 또다시 현역생활을 이어갔습니다.
브라질은 프랑스로부터 2001년 포쉬 항공모함을 사들였습니다. 프랑스 입장에서도 샤를 드골이 등장했기 때문에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는데요. 브라질은 포쉬 구매 후 자신들의 이름인 상파울로로 개명하였습니다. 32,000t급의 상파울로는 이후에도 오랫동안 현역 생활을 했으며, 2017년 경에 노후화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퇴역하여 해체하는 결정을 받아들여야 했습니다.
위에서 언급된 내용들처럼 항공모함을 국가 간에 서로 거래하는 것은 매우 일반적인 일입니다. 하지만 유독 이러한 거래를 꺼리는 나라가 있는데요. 바로 미국이 그렇습니다. 미국은 수 많은 항공모함을 보유하고 있지만 자신들의 작품을 해외에 방출하는 것에는 매우 심사숙고 합니다. 아마 자신들만의 노하우나 기술 유출 방지에 많이 신경을 쓰고 있는 것 같습니다.